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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에 위치한 건봉사(乾鳳寺)는 한때 3,000칸이 넘는 규모를 자랑하며 우리나라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혔던 유서 깊은 곳입니다. 천년이 넘는 불교 역사와 더불어,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간직한 매우 독특한 사찰입니다. 과거의 번영과 전쟁의 상흔, 그리고 복원을 통한 현재의 모습이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봉사는 단순히 오래된 사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할수 있습니다.고성 건봉사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 치아사리를 볼 수 있는 절 민통선 너머 숨겨진 천년의 성지 입니다.

1. 금강산의 시작이자 호국 불교의 상징, 건봉사의 역사적 위상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금강산 줄기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 잡은 건봉사는 서기 520년(신라 법흥왕 7년) 아도화상이 창건하여 당시에는 원각사라 불렸습니다. 이후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왕실의 각별한 보호를 받으며 전국 4대 사찰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본거지로서 호국 불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당시 왜군이 약탈해갔던 부처님 진신사리를 사명대사가 일본에서 되찾아와 이곳에 봉안한 역사는 건봉사의 영험함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사건입니다. 비록 6.25 전쟁 당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비극을 겪었지만, 끊임없는 복원 불사를 통해 오늘날 다시금 금강산의 명찰로서 그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에 의한 승병 봉기처이기도 했던 호국 사적지로서 의승병기념관이 있습니다. 융성기에는 3,183칸의 대가람이었다고 하나 6.25전쟁 때 거의 소실되었으며, 최근 건봉사지와 사찰의 복원 사업이 한창 입니다.특히 건봉사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와 무지개 모양의 능파교 (보물),양쪽에 바라밀 문양의 돌기둥, 불이문(강원 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이 옛 건봉사 터(강원 특별자치도 기념물)에 천년이 넘는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2.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다리, 보물 제1336호 능파교의 예술적 가치
건봉사 경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대웅전 지역과 극락전 지역을 연결하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능파교 입니다. 능파란 가볍게 파도를 타고 걷는다는 뜻으로, 속세의 번뇌를 벗어나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는 불교적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 숙종 30년에서 숙종 33년 사이에 축조된 이 다리는 자연 지형을 완벽하게 활용한 석조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능파교를 지탱하는 정교한 홍예(무지개 모양) 구조와 주변 계곡의 수려한 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며 들리는 맑은 계곡물 소리는 수행자들에게는 마음을 씻는 세심의 소리이며, 방문객들에게는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하는 자연의 선율이 됩니다.
3. 세계가 주목하는 성보, 부처님 치아사리와 적멸보궁의 신비
건봉사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 유명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사명대사가 일본에서 되찾아온 12과의 사리 중 일부가 이곳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적멸보궁은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을 뜻하며, 건봉사의 보궁 뒤편에는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사리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사리가 모셔진 통도사 등과 더불어 한국 불교의 핵심 성지로 꼽힙니다.자장율사는 643년 귀국하여 이 사리들을 통도사 월정사 법흥사 정암사 봉정암에 나누어 봐관했다 합니다. 이걸 5대 적멸보궁이라 합니다.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석탑이 진신사리가 봉안된 곳이라 합니다.사리탑 앞에 서면 천 년의 세월을 넘어 전해지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이를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특히 일반인에게도 사리를 친견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여 전국의 불자들에게는 생애 꼭 한번 가봐야 할 성소로 불립니다.
4. 불이문과 십바라밀 석주 전쟁의 상흔을 견뎌낸 증거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건봉사에서 유일하게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건물이 바로 불이문입니다.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이 문은 사찰의 정문 역할을 하며,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자비와 평화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산증인입니다.건봉사 능파교를 지나면 대웅전 입구에 있는 십바라밀 석주입니다.바라밀이란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수행 10단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둥근 달을 뜻하는 원월,반월,신날,가위,구름,금강자,좌우쌍정,전후쌍정,고리두테,성중원월등을 조각하였다 하네요.기둥 하나하나에 담긴 문양을 해석하며 걷다 보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5. 야생화와 DMZ의 평화가 공존하는 자연경관
건봉사는 민간인 통제선과 인접해 있어 수십 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덕분에 태고의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찰 주변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특히 봄이면 산수유와 벚꽃이, 가을이면 금강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화려한 단풍이 사찰을 감쌉니다. 이곳은 북녘땅과 매우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고요함은 적막함이 아닌 평화의 메시지로 다가오며,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멀리 금강산의 끝자락이 보일 듯 말 듯 펼쳐져 분단의 현실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6. 고성 건봉사 여행을 위한 실전 팁과 마무리
고성 건봉사를 방문할 때는 몇 가지 참고할 점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출입 절차가 복잡했으나 지금은 별도의 신고 없이도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군사 지역과 인접해 있으므로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 매너가 필요합니다. 사찰 내의 전통 찻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즐기며 능파교를 바라보는 시간은 건봉사 여행의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화진포 등 고성의 대표적인 안보 관광지들이 모여 있어 연계 코스로 계획하기 좋습니다. 역사의 상흔을 예술과 신앙으로 승화시킨 건봉사에서, 소란스러운 일상을 잠시 멈추고 천년의 고요 속에 몸을 맡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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